이탈리아어로 토마토는 뭘까요? tomato? 포모도로(pomodoro)라고 합니다. 풀어쓰면 pomo d'oro인데요, pomo는 멜라(mela)와 마찬가지로 '사과'라는 뜻이고, 오로(oro)는 황금의 뜻입니다. 즉 토마토는 '황금사과'인 것이지요.
저번에 오렌지를 '중국 사과'라고 이름붙인 네덜란드인들이나, 토마토를 '포르투갈 감'이라 부른 한국인들의 기상천외한 센스에 대해서 다루어봤는데, 토마토를 '황금사과'라고 부른 이탈리아인들의 센스는 못 뛰어넘을 것 같습니다. 덜 익은 토마토의 불그스름한 노란빛을 보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금빛 사과라도 상상했던 것일까요?
한편 석류는 영어로 폼그레네이트(pomegranate)라고 하지요. 중세 라틴어로는 포뭄 그라나툼(pomum granatum)였는데, 포뭄은 아시겠지만 사과라는 뜻이고, 그라나툼은 '씨 많은' 혹은 '검붉은' 뜻이라고 합니다. 즉 석류는 '씨 많은 사과'라는 것입니다.
정작 프랑스에서는 '폼'은 쏙 빼먹고 그르나드(grenade)라고 석류를 부르고 있습니다. 한편 수류탄이라는 무기가 등장하면서 프랑스에서 누구인지는 몰라도 이걸 보고 석류와 비슷하게 생겨먹었다고 생각을 한 듯 합니다. 그래서 수류탄을 '석류'라고 불렀지요. '전방 석류!'인 겁니다. 그게 또 영어권으로 전해지면서 그레네이드(grenade)가 되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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